부정경쟁 · FIELD NOTE

디자인등록 없이도 베낀 제품을 막을 수 있을까? 상품형태 모방의 3년

디자인등록을 놓쳤더라도 상품의 구체적 외관을 모방해 판매·수입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3년의 기준일, 통상적 형태 예외와 먼저 보존할 증거를 짚습니다.

디자인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쟁사가 제품의 구체적인 외관을 그대로 모방해 판매하거나 수입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이 만든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하거나 이를 위해 전시하고,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의 하나로 규정합니다.

다만 ‘우리 제품과 비슷하다’는 인상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되는 구체적이고 정형화된 외관이 무엇인지, 상대 제품이 이를 실질적으로 동일할 정도로 모방했는지,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는지, 동종 상품에 흔한 형태는 아닌지를 차례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서 가장 먼저 찾을 날짜는 모방 제품을 발견한 날이 아닙니다. 최초 시제품 제작 등 원제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을 보여주는 자료부터 찾아야 합니다.

디자인등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끝나는 문제는 아닙니다

제품 외형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디자인등록입니다. 그러나 디자인권이 없다고 해서 타인의 모방을 언제나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자목은 별도의 등록을 성립요건으로 적지 않고,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의 양도·대여, 이를 위한 전시, 수입·수출을 규율합니다.

법이 말하는 상품의 형태에는 형상, 모양, 색채, 광택 또는 이들의 결합이 포함됩니다. 완성품뿐 아니라 시제품이나 상품소개서에 나타난 형태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본격 판매 전이라도 형태가 구체적으로 정리된 시제품이나 소개서가 있었다면 그 제작 시점과 원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규정이 디자인등록의 대체재라는 뜻은 아닙니다. 디자인권과 부정경쟁방지법은 보호 요건, 기간, 금지되는 행위와 입증 구조가 다릅니다. 출시 전에 디자인출원을 검토할 수 있었다면 등록 가능성과 공개 시점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원칙입니다. 이미 출시했거나 분쟁이 시작된 경우에는 현재 가진 권리와 자료를 놓고 적용 가능한 법적 수단을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보호되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정형화된 전체 외관입니다

상품형태 모방을 주장하려면 ‘무엇을 베꼈는지’를 눈으로 비교할 수 있게 특정해야 합니다. 제품의 윤곽, 각 부분의 비율과 배치, 표면의 모양, 색채와 광택이 결합된 전체 외관 가운데 원제품의 구체적인 형태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상품의 형태를 상품 자체의 형상·모양·색채·광택 또는 그 결합으로 이루어진 전체적 외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요자가 외관 자체로 특정 상품임을 인식할 수 있는 형태적 특이성과 함께, 제품마다 일관되게 나타나는 정형성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기준 때문에 다음과 같은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같은 사용 목적이나 기능을 가진다는 점
  • 제품을 조합하거나 판매하는 아이디어가 비슷하다는 점
  • 몇 가지 특징적인 요소는 같지만 제품마다 외관이 달라지는 경우
  •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부품이나 모양을 함께 사용했다는 점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40454 판결에서도 소프트아이스크림과 벌집채꿀을 결합한 방식이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개별 제품마다 모양이 달라 일관된 정형성이 부족하고, 공통점이 추상적인 특징이나 결합·판매방식에 가깝다는 이유로 자목의 상품 형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독특한 발상이 있었다는 사실과 법이 보호하는 정형화된 외관이 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합니다.

‘3년’은 발견일부터 세는 기간이 아닙니다

자목은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의 양도·대여, 전시, 수입·수출을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합니다. 여기서 기준은 모방 사실을 안 날이나 상대 제품의 판매를 발견한 날이 아닙니다.

또한 최초 판매일만 기계적으로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법문은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을 말합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외관이 언제 구체적으로 확정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초기 스케치, 작동 확인용 시제품, 양산 직전 샘플의 형태가 모두 다르다면 어떤 단계에서 보호를 주장하는 형태가 갖추어졌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다음 자료를 날짜 순으로 배열하면 판단의 출발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1. 형태 개발 자료 — CAD 파일, 도면, 렌더링 원본과 버전 이력
  2. 시제품 자료 — 제작 의뢰서, 샘플 수령일, 승인 메일과 여러 각도의 사진
  3. 양산 자료 — 금형 발주·수정 내역, 최종 사양서와 품질검수 기록
  4. 외부 공개 자료 — 상품소개서 배포일, 전시·크라우드펀딩·온라인 게시 기록
  5. 판매 자료 — 첫 주문, 납품서, 세금계산서와 판매 페이지 기록

파일의 작성일만 남아 있으면 나중에 진정성과 변경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 상대방에게 보낸 메일, 외주업체의 발주·납품 기록, 클라우드 버전 이력처럼 제3자의 기록과 함께 보관하면 시간표를 설명하기가 수월합니다.

동종 상품의 통상적 형태는 제외됩니다

다른 제품과 닮았더라도 해당 종류의 상품이 흔히 가지는 형태라면 자목의 보호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같은 법은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의 모방을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동종 상품이 없다면 기능과 효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기준으로 살핍니다.

법원은 흔하고 특별한 특징이 없는 형태, 그런 형태를 단순히 조합한 형태, 상품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불가결한 형태 등을 통상적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규격이나 결합 방식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과 창작자가 선택한 장식·비율·배치는 구분해서 비교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교표를 만들 때 공통점만 크게 표시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제품과 상대 제품의 차이점, 업계의 기존 제품에도 나타나는 요소, 기능상 필요한 요소를 함께 적어야 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차이까지 포함한 표가 오히려 어떤 부분이 실질적으로 모방되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상대 제품은 구매부터 증거로 남기세요

온라인 화면 캡처만으로는 실제 판매 주체, 상품의 입체적인 형태, 구매 가능 상태와 확인 시점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가능하다면 정상적인 거래 방식으로 상대 제품을 구매하고 주문부터 개봉까지의 흐름을 보존하세요.

  • 거래 증거 — 주문 화면, 결제내역, 영수증, 송장과 판매자 정보
  • 제품 원형 — 제품과 포장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고 수령일을 기록
  • 촬영 자료 — 원제품과 상대 제품을 같은 조명·거리·각도에서 여러 방향으로 촬영
  • 온라인 기록 — 판매 URL, 전체 페이지 캡처, 확인 날짜와 시각, 품절·재고 표시
  • 유통 정보 — 제조자, 판매자, 수입자, 포장에 표시된 사업자 정보

형태 비교는 정면 사진 한 장으로 끝내지 마세요. 평면·측면·후면과 주요 부분의 확대 사진을 나누고, 각 요소가 형상·모양·색채·광택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 적습니다. 크기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내리거나, 반대로 공통점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실질적 동일성을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전체 외관과 구체적 차이를 함께 봐야 합니다.

판매 페이지를 내리는 것과 분쟁을 끝내는 것은 다릅니다

자료를 확보한 뒤에는 상대방의 행위와 원하는 결과를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온라인 전시와 판매를 멈추게 하는 것이 급한지, 이미 유통된 재고나 수입 물량을 확인해야 하는지, 손해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지에 따라 대응 순서가 달라집니다.

부정경쟁행위로 영업상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사람은 법원에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긴급성이 있다면 가처분 가능성을 함께 살피고, 본안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에 필요한 사실과 자료는 별도로 점검해야 합니다. 경고성 내용증명을 먼저 보낼지 역시 증거 보존과 상대방의 재고 이동 가능성을 고려해 결정할 문제입니다.

민사 절차 외에 지식재산처의 부정경쟁행위 행정조사 제도도 있습니다. 지식재산처는 상품형태 모방을 조사 대상 유형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신고서와 유형별 조사자료를 제출받아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를 조사한 뒤 시정에 필요한 권고 또는 명령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행정조사가 모든 민사적 구제를 대신하거나 원하는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목적에 맞는 절차를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바로 만들 두 장의 표

첫째는 형태 완성 시간표입니다. 최초 구상일이 아니라 보호를 주장할 외관이 실제로 갖추어진 단계부터 시제품, 양산, 공개, 판매, 모방 제품 발견까지의 날짜와 증거를 한 줄씩 연결하세요. 3년의 기준일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둘째는 형태 비교표입니다. 원제품과 상대 제품을 같은 각도에서 배치하고, 전체 윤곽, 부분별 비율·배치, 표면 모양, 색채·광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적습니다. 업계의 통상적 형태와 기능상 불가피한 요소는 별도 열로 분리하세요.

이 두 표와 제품 실물, 거래자료를 함께 준비하면 ‘비슷해 보인다’는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법률상 쟁점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등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상품형태 모방 규정이 모든 모방을 막아 주는 것도 아닙니다. 형태의 구체성과 정형성, 실질적 모방 여부, 3년의 기준일, 통상적 형태의 예외, 실제 양도·전시·수입·수출 행위를 자료로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확인한 자료

https://law.go.kr/lsInfoP.do?ancYnChk=0&lsId=000308https://www.law.go.kr/LSW/precInfoP.do?precSeq=187879https://www.kipo.go.kr/ko/kpoContentView.do?menuCd=SCD0200349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자료입니다. 공개 시점, 출원 경위, 선행 권리 등 구체적인 사정을 확인한 뒤 출원 또는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